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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신종직업 '이혼상담사'로 살펴 본 수요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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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상담사
작성일 : 2014-04-04 18:20    2,330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늘 새로운 직업이 대두되고 다른 한편으로 기존 직업이 사라지기도 한다. 한때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는 직업이었던 인력거꾼, 신문팔이, 버스 안내원, 뱃사공 등은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직업이 됐다. 대신 커플매니저, 음악치료사, 프로게이머 등은 새로 등장한 직업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직업 사전에 소개된 직업만도 1만개 이상에 달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직업이 새로 생겨나고 어떠한 직업이 소멸되는가? 물론 이에 대해 하나의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기술 발달로 인해 소멸되는 직업이 있는가 하면, 사회적 가치관이 변화하여 소멸된 직업도 있을 것이다. 법과 제도적 규율로 인해 사라진 직업들도 있다. 이처럼 직업 소멸의 이유에는 많은 원인들이 있지만, 특정 직업이 생성되는 가장 주된 이유로는 ‘수요의 증가’가 대부분인 듯하다.

원래 경제주체가 상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욕구인 수요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하나의 심리상태다. 그러나 수요는 재화에 지급하고자 하는 가격까지 포함된 아주 구체적인 의사라는 점에서 재화에 대한 단순한 ‘욕구’나 ‘필요’와는 구별된다. 특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직업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특정 행위를 대신 해주었음 하는 욕구 수준의 내용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금전적 지급까지 이어질 정도의 명확한 사회적 수요 증가가 유발돼야 한다.

정부 44개 신종 직업 발표


직업의 태동이 무엇보다 해당 직업이 사회적 수요 증가에 기반한다는 사실은 직업의 정의에서도 드러난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직업이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계속 종사하는 일을 말한다. 다시 말해 특정 행위가 직업으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해당 행위로 인해 타인으로부터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을 수령하여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고자 하는 수요가 형성된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는 사회적으로 새로이 수요가 형성된 사항들을 바탕으로 44개의 새로운 직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 내용을 발표했다. 그런데 원래 정부가 당초 발표하기로 계획한 직업의 종류는 무려 100여개에 달하였다고 한다. 이때 포함된 직업으로는 전직 지원 전문가, 임신출산육아 전문가, 사이버상 평가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사이버 평판 관리자나 외로움을 달래주는 정신 대화사, 지인이 사망했을 때 해당 사람의 여러 흔적들을 인터넷 상에서 제거해 주는 사이버 언더테이커, 몸에 이로운 향기를 발굴해 주는 냄새 판정사 등이 선정됐다.

이런 직업들은 오늘날의 사회 현상을 떠올려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신종 직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 일부는 윤리적·사회적 차원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다소 수정을 거쳐 다시 44개를 발표했다고 한다. 이때 논란이 되었던 직업들 중에는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사립탐정, 기존 주택을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택매매연출가, 그리고 문신시술가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눈길을 끄는 직업이 바로 이혼상담사다.

이혼 과정의 모든 사항 고려

이혼상담사는 처음 100여개 직업 중에 하나로 선정될 당시에는 이혼 플래너로 이름 붙여 소개되었다. 이혼 플래너가 마치 이혼을 체계적으로 계획하여 실행해 주는 직업인 듯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이를 이혼상담사로 바꾸어 공고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공고한 이혼상담사는 어떠한 직업일까?

이혼상담사는 결혼한 부부가 이혼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일련의 법률적 절차와 고려 사항 등을 전문으로 상담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러한 이혼상담사의 역할은 단순히 이혼 과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혼 후에 전개될 수 있는 사항들까지도 고려해 주는 전문가다. 이미 우리보다 이혼율이 높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변호사 대신 이혼상담사가 이혼 절차와 이혼 이후 삶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한국 역시 이런 이혼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만큼 이미 많은 수요가 형성된 듯하다. 한국의 이혼율은 현대적인 의미의 결혼이 정착된 초기인 1950년대에 비해 2000년대 이르러 무려 13.6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는 그 증가세가 더욱 빨라져 아시아 최고 수준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이혼율 증가는 전문적인 이혼상담사 태동의 가장 큰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원활한 이혼 절차 내지 과정에 대한 부재가 원인일 수 있다.

주변에서 이혼을 하는 가정을 보면 원만하게 이혼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듯하다. 물질적으로는 재산 분할 문제가, 정신적으로는 자녀 양육과 상호 책임 전가 등의 문제가 불거지는 듯하다. 이혼 과정에서 커다란 상처를 받고 있을 당사자들을 생각해 보면 자신들의 감정적 어려움과 금전적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이혼 전문가는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선진국에선 오래전부터 활약

이혼상담사를 새로 육성해야 할 신종 직업으로 분류하여 발표한 정부 내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자칫 이혼상담사가 이혼을 더욱 권장하거나 원활히 하는 부작용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직업이라는 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내용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이미 유발된 부정적인 결과를 다소 완화해 주는 것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이혼상담사 또한 여기에 해당한다.


이혼율 상승은 이미 상당기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혼 과정에서 유발되는 피해를 줄이거나 이혼 이후의 삶을 보다 안정적으로 계획해 주는 이혼 상담사는 그 나름대로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이미 선진국에선 이혼상담사가 엄연한 직업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를 취업 문제로 꼽는데 아무도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취업난이 사회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이때, 직업에 대한 우리의 오랜 선입견을 벗어 버리고 사회구성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신종 직업이 출현하여 실업난 해소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길 고대해 본다.

● 수요의 증가


경제학에서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는 소득 증가, 대체재의 가격 인상과 보완재의 가격 하락, 재화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구입자 수의 증가 등이다. 이혼상담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킨 수요 증가는 구입자 수가 늘어남에 따른 결과다. 사회적으로 이혼율이 상승하여 이혼 과정서 발생할 수 있는 감정적·금전적 문제 등을 원활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혼상담사의 상담 가격 변화에 따라 수요량이 변하는 것은 수요의 증가에 해당하지 않고 수요량의 변화에 해당한다.

박정호 < KDI 전문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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