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결혼 초년생 맞벌이 주부입니다. 남편은 성격상 대인관계가 좋지 않아 직장생활도 힘들어하고 결혼생활도 불평불만이 많습니다. 최근 저에게 날마다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이유는 자신의 소극적인 성격과 저의 성격이 너무 맞지 않고 통장관리를 맡은 제가 공부하느라 돈을 써서 빚이 늘고 있는 점, 그리고 제 눈치가 보여 불편하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 툭하면 늦은 귀가로 가정을 소홀히 합니다. 그리고 자기는 결혼 부적격자이므로 저의 간섭과 눈치 보는 생활이 너무 싫고, 자유롭고 편하게 혼자 살고 싶다 합니다. 이혼하지 않으려면 아기 갖기와 부부관계는 포기하고 살라고 합니다.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고통과 불안으로 멸시받고 있지만 이혼만큼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솔루션=신혼은 부부 간 어여쁜 추억들이 눈송이처럼 쌓이는 시기이건만, 날마다 헤어지자고 으름장을 놓는 배우자 앞에서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막으려는 귀하의 노력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우선 귀하가 할 일은 남편이 왜 이혼을 요구하는가 하는 이유를 적극적으로 찾는 것입니다. 이때 ‘남편의 눈’으로 ‘아내인 나’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그간 남편 입장에서 볼 때 칭찬과 인정받을 수 있는 내 모습 10가지를 파란색 주머니에 넣어 봅시다. 반대로 남편이 견디기 힘들었을 내 모습 10가지도 붉은색 주머니에 넣어 봅시다. 그러고 나서 그 두 주머니를 양팔저울에 올려 보세요. 어느 쪽이 더 눈금이 많은 쪽으로 기울고 있나요? 만약 당신이 그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는 재료가 든 파란색 주머니보다 남편을 힘들게 했을 붉은색 주머니가 더 무거웠다면 남편은 그 무게만큼 힘들었을 것이고, 그 때문에 당신을 떠나려 하는지도 모릅니다.
거기엔 어떤 것이 들어 있을까요. 남편 입장에서 볼 때, 당신의 성격은 남편을 이해해주기보다는 간섭하고 못마땅하게 여겨 눈치를 주는 냉담한 성격이라 여겼을 것입니다. 이것은 남편의 의존적인 성격상 가장 견디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아내가 마치 자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여겼을 수 있고, 아내에게 통장을 맡겼지만 아내가 자기 공부하느라 빚이 늘어났으니 남편의 성장보다는 자기 성장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아내로 보여 남편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오해하여 외로움도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내 역시 자기가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는 아닌 것 같아 실망하고, 그 결과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껴 차라리 혼자 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귀하 입장에서는 이러한 남편의 주장이 억울하고 할 말이 많겠지요. 사랑은 ‘내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랍니다. 제가 볼 때 귀하의 남편은 아내의 사랑에 의존하고 싶은 사람이지 귀하를 떠나 보내는 것이 원래의 목적은 아닌 사람이라 여겨집니다.
지금 귀하가 남편을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귀하의 사랑 방식을 크게 바꾸어 보는 것입니다. 그가 원하는 것을 주는 진짜 사랑을 시작해 보는 것입니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따뜻한 손길로 편안함을 주면 그도 비로소 따뜻한 마음으로 당신을 안아주는 기쁨을 느낄 것입니다.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